[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다만 회동의 핵심 포인트로 손꼽혔던 ‘윤·한 독대’는 윤 대통령이 거절하며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 대표는 만찬 다음날인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의 윤 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를 갖고 정국 현안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거절에도 재독대 요청한 것과 관련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차기 대권을 위해 지지율이 낮은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관측이다. 역사적으로 여당에서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 승리를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시도한 적이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르는 등 경쟁관계여서 차별화가 자연스러웠지만,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로 정치를 시작했기에 거리두기를 비롯한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것. 때문에 이에 안간힘을 쏟는다는 것이다.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지난달 25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미 한 대표가 결심을 했을 거라고 본다”며 “결단의 칼을 들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의 이미지 속에서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의 최측근 부하 검사였다”며 “별의 순간을 잡고 싶으면 내부의 정권교체를 해야 되는데 최측근 부하 이미지를 과감히, 그것도 검사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고 탈피해야 되는데 지금 계속 그렇게 끌려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당내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수단이라는 추측도 있다. 실제 한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친윤’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4선의 김상훈 의원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김종혁 현 조직부총장을 선임하는 등 9명의 지도부 중 과반인 5명을 ‘친한계’로 채우며 세력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당내에는 친윤계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신이 공약한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한 주요 사안에서도 모두 끌려가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여기서조차 밀리게 된다면 자신도 죽게 생긴 상황”이라며 “자신의 정치를 미래를 위해서는 의정 협의체, 대통령 독대든 어떤 사안에서라도 관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김웅 전 의원도 지난달 25일 방송에서 “(만찬)여기에 가면 진짜 여럿 중에 한 명이고 결국 대통령 밑에 있다라는 걸 보여주는 것인데 그 구도를 깰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