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식’ 정국 해법 통할까 [박동규의 세상만사]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동훈식’ 정국 해법 통할까 [박동규의 세상만사] 
  • 박동규 정치평론가
  • 승인 2024.10.24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韓, 용산 빈손 회동 계기 독자 생존 능력, 정국 주도력, 난제 해결 능력 보여줄 기회
합리적 특검 해법 도출 시 향후 탄핵 공세 및 反이재명 대응 명분 확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정치평론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회동은 이도 저도 아닌 상호 간 불쾌감과 민망함만 남기고 말았다. 당연히 국민에겐 한심스럽다는 한숨만 나오게 했고 집권 세력이 저래도 괜찮은가 하는 국민이 정권의 안위를 걱정해야만 할 판이 됐다.

한 대표가 이미 한 달 전부터 용산을 향해 던진 메시지의 핵심은 결국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는 구체적으로 △대통령실 김건희 라인 참모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협조 등이 포함됐다.

‘너는 말해라 나는 그렇게 못한다’는 식의 회담 결과를 남기고 윤 대통령이 부산 범어사를 찾아가 “업보로 생각하고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며 결국 갈 데까지 가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재천명했다. 한 대표 역시 친한계 의원 모임으로 결속했고, 당 회의 시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 등 김건희 여사 관련 ‘공세적 해법’을 더욱 강도 높게 요구했다. 그러자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는 원내 문제라며 일단 제동을 걸었다.

참 기이한 집권 세력이다. 국민과 민심을 따르겠다는 당 대표의 요구에 당내 대통령 추종 세력과 대통령실이 협공해 고사 작전으로 일관하는 모양새가 역대 어느 집권 세력에게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기 때문이다. 물론 통상 대통령 임기 중 후반을 넘기면서 나오는 차기 유력 대선주자와 대통령과의 차별화 노선을 놓고 대립과 갈등을 벌이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현 정권처럼 아예 내놓고 당 대표를 ‘고립무원’ 지경에 빠뜨리려는 양상은 참 보기 드문 현상이다.

지금 한 대표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그리고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서 ‘정국 주도력과 견인력’, ‘독자 생존 능력’, ‘난제 해결 능력’ 등을 보여 줘야 할 중차대한 기로에 선 상황임은 분명하다. 당대표 초기 윤 대통령과 ‘밀월과 공존의 길’을 택한 이후 이번 ‘윤-한 회동’으로 사실상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 노선을 분명히 했다.

집권당 대표가 여당 내 금기시돼온 ‘김건희 여사 신변처리 문제’가 꼬인 정국 해법과 집권 세력 위기 해소의 제1의 난제이자 해법임을 천명한 것은 문제 해결의 큰 진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민과의 공감대도 더욱 분명히 한 것이기에 이번 용산회동은 한 대표로선 결코 나쁜 결과는 아닌 셈이다.

정치권과 모든 언론이 윤 대통령의 처신과 마이웨이를 비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실 이번 회동은 한 대표가 집권당 대표로서 정국 주도를 위한 ‘강력한 실천적 의지’를 천명하고 입증한 것에 방점을 두고 주목해야 한다.

용산회동 이후 한 대표가 직접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을 제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구상과 해법’으로 정국을 돌파해 보겠다는 의도인 듯하다. 윤 대통령과 친윤 세력에게 할 말을 다했기에 이젠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당내에선 자신의 세력을 뒷심으로 삼아 일단 야당이 학수고대(?)하는 ‘김건희 해법’을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에겐 ‘위기가 기회’로 다가온 셈이다. 서슬 시퍼런 대통령의 임기가 반이나 남아있고 당내 다수의 친윤에 포위된 채 자칫 용산과의 밀월만 즐기다간 ‘용산 출장소장’으로 전락하여 고사 위기를 맞이할 뻔했던 한 대표에겐 회심의 승부수이다. 야당과의 ‘밀당’에서 밀리지 않고 ‘합리적 결과’만 도출해 내어 ‘특검 고지’를 넘는다면 추후 탄핵 공세와 反이재명 전선에서 야당에 거리낌 없이 대응할 수 있는 명문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동훈식 정국 해법’ 이후 윤 대통령과 집권 다수세력인 친윤계가 납득하지 못할 특검법 통과 시 어떤 정치적 결단으로 ‘한동훈식 정국 주도권’에 대응할 것인가이다. 집권 세력에겐 사생결단이든 공존이든 그것이 문제로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정치칼럼가

 

 

박동규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하고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국회 정책연구위원,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을 비롯해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중국연변대 절강대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정치평론가 활동 중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