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혈액제제 ‘알리글로’ 필두로 최대 매출 전망
일반제제 및 백신 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 진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현호 기자]
GC녹십자가 올해 최대 매출 경신을 노린다. 미국 시장 진출 성공기를 쓰고 있는 혈액제제 ‘알리글로’ 덕분이다. 이 모든 성과는 올해로 11년째 GC녹십자를 이끌고 있는 허은철 대표가 빚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닌다. GC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라는 전통적인 두 기둥을 기반으로 선진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허은철 대표는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3세 경영 성공사례로 꼽힌다. 허 대표는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의 손자이자 허영섭 GC녹십자 전 회장의 차남이다. GC녹십자에 입사한 후 R&D 기획실 상무와 전무, 최고기술경영자(CTO), 기획조정실을 거쳐 지난 2015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취임 당시 조순태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다가 지난 2016년부터 단독 대표로 GC녹십자를 이끌고 있다.
허 대표 체제아래 GC녹십자는 매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022년엔 1조7113억 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2조 클럽을 향한 GC녹십자의 거침없는 행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 제동이 걸렸다. GC녹십자의 고수익 제품 중 하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길이 막힌 영향이 컸다. 그럼에도 GC녹십자는 2023년 1조6266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 대비 하락폭을 4.9%로 줄여냈다. 다만 영업이익은 곤두박질쳤다. 57.6% 하락한 344억 원에 그치면서 반등이 절실해졌다.
GC녹십자에 나타난 구세주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였다. 알리글로는 GC녹십자가 개발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로 지난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승인을 받았다. 국내 혈액제제 최초로 이뤄낸 기념비적인 성과다. 지난해 7월부터 미국으로 수출을 시작해 실적 상승에 크게 일조했다. 실제로 알리글로가 속한 GC녹십자의 지난해 3분기 혈액제제류 매출은 1366억 원으로 직전 분기 매출인 906억 원보다 약 50.8% 상승했다.
때문에 GC녹십자는 알리글로를 통한 미국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쏟을 방침이다. 지난해 12월에는 ABO 홀딩스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며 혈액원 확보에 성공했다. ABO 홀딩스는 현재 미국 내에서 6곳의 혈액원을 운영 중인 회사다. 오는 2026년부터는 2곳의 혈액원이 완공돼 총 8곳의 혈액원이 가동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이번 인수로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를 확보해 알리글로의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는 당초 계획보다 빠른 시기에 혈액원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가 올해 미국 시장 공략에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보험사 △전문약국 △유통사에 이르는 수직통합채널의 구축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알리글로가 지난해 9월 미국 주요 보험사 3곳의 처방집에 등재된 것이다. 또한 미국 내 3대 PBM(처방급여관리업체)을 포함한 6곳의 PBM 및 GPO(의약품구매대행사)와의 계약 체결도 완료했다.
올해 GC녹십자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GC녹십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상승한 1조9031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78.0% 오른 982억 원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뿐만 아니라 일반제제와 백신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도 실행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로부터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ICV’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또한 동아ST와 mRNA-LNP(메신저리보핵산-지질나노입자) 기반 만성염증질환 신약개발을 위한 후속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독감백신을 포함한 다양한 예방 백신과 치료제 연구에 더해 면역 질환 분야까지 응용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허 대표 스스로도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허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백신과 혈액제제라는 전통적인 두 기둥, 일반의약품(OTC)과 만성질환 등 일차 진료(Primary Care)라는 도전적인 두 영역, 그리고 국내와 글로벌이라는 확장된 두 개의 그라운드가 상호 보완하고, 상호 강화하며, 상호 견인하면서 위기를 넘고 성장을 이끄는 강한 동력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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