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체 체질개선과 경제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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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인체 체질개선과 경제 구조조정
  • 박종운 공덕한의원 원장
  • 승인 2016.06.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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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의 한방 인문학(3)> 불면증은 체질개선하는 근본 치료가 우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종운 공덕한의원 원장)

초여름 폭염이 그칠 줄 모른다. 중국 북부와 몽골에서 가열된 공기가 한반도 상공을 둘러싸기 때문이다. 폭염과 함께 날씨는 건조하고 미세먼지 주의보가 끊이질 않는다.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유발하기에 대책이 시급하다. 건조한 날씨마냥 실물경제도 ‘건조해’ 몸살을 앓고 있다. ‘건조해’는 건설, 조선, 해운 앞글자서 따온 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성장으로 인한 경제위기 징후가 건설을 넘어 조선·해운뿐 아니라 전 산업으로 퍼지고 있다. 경영 상황이 불안해 잠 못 이루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고용 위기로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회사원들이 부지기수다.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대기업 임원에서 갑자기 해임된 C씨가 본원을 찾아왔다.

그는 명문대를 나와 L그룹 공채로 입사해 임원까지 올랐으니 주위의 기대와 선망을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더욱이 50대 중반 나이에도 부부금슬이 좋고 대학생 두 남매를 둔 남부럽지 않은 가장이다. 건강은 물론 대인관계도 좋고 두주불사라 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예의바르고 매사에 남을 배려하는 천성도 갖추고 있다.

그런 그가 불면증으로 불면의 밤을 보낸다고 토로했다. 노후준비를 딱히 해놓은 게 없는 것도 그렇지만,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 것도 큰 고민거리다. 그 나이에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라 번민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가장 참을 수 없는 고통은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룬다는 점이다. 불면의 고통은 지내본 사람만이 안다.

C씨가 일했던 L그룹 같은 상장사는 물론이고 영업이익으로 차입금 이자조차도 내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3년 이상 지속된 한계기업의 비중은 2009년 25.8%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33.3%로 증가했다. 더욱이 30대 그룹 중 17개가 부실 또는 부실 징후를 보일 정도로 재벌그룹과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도 커지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이제 건조해(건설·조선·해양) 분야를 넘어 전 산업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출 증대에 의한 경제 회복도 쉽지 않다. 단기적인 처방으론 경제체질을 바꿀 수 없다. 고통을 감내하고 뼛속까지 바꾸는 자구책이 우리 경제가 살 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불면증 원인을 세 가지로 본다. 하나는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불편한 것이고, 또 하나는 간에 이상 기운이 생겨 발생하는 것이고, 마지막 하나는 걱정이 많아 생기는 것이다. 겉으로 볼 때, C씨는 많은 생각으로 잠 못 이룬 경우에 해당한다.

불면증도 근본 치료가 우선이다. 단순히 내과적 질환을 치료하거나 신경정신과적 접근과 처방으로는 몸 전체를 볼 수 없다. 30년 이상 한 지역에서 불면증과 공황장애 등 고질병을 연구해온 필자는 단순한 증상치료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우리 몸 전체를 살펴 원인을 파악한다. 실물경제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도 체질을 개선해 근본 치료법을 찾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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