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부터 ‘갑질’ 논란까지…위기의 피자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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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설부터 ‘갑질’ 논란까지…위기의 피자헛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1.05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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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피자헛이 끊임없는 매각설에 갑질 논란까지 일면서 피자업계 ‘빅3’의 영광이 옛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소 피자업체 등 시장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둔화되고 있어 올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피자헛이 최근 갑질 논란과 매각설, 매출 감소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피자헛

‘갑질’로 68억 꿀꺽…철퇴맞은 피자헛 

피자헛은 지난 3일 가맹점주에게서 계약서상 근거가 없는 가맹금 68억원을 부당하게 징수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피자헛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가맹계약서상 근거가 없는 돈을 일방적으로 징수하는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26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피자헛은 지난 2003년 1월부터 ‘어드민피(admin-fee)’란 이름의 가맹금 항목을 신설했다. 이 과정에서 피자헛은 가맹점주들의 동의나 협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금 청구서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가맹계약서엔 로열티(매출액의 6%)와 광고비(매출액의 5%)만 가맹금으로 기재돼 있었지만, 구매·마케팅·영업지원·품질관리 등 명목으로 가맹계약서에 없는 가맹금을 새로 만든 것이다. 

또한 피자헛은 어드민피를 받으면서도 관련 내용을 지난 2012년 5월까지 가맹계약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가맹사업법에는 가맹계약서에 가맹금 내용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피자헛이 어드민피의 액수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 12월 이후 매출액 대비 0.55%였던 어드민피는 2012년 5월 0.8%로 인상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자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에 빠졌는데 피자헛은 일방적으로 어드민피를 인상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2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의 주최로 열린 ‘가맹점·대리점 피해사례 발표 및 제도개선 토론회’에서도 피자헛의 갑질 행태가 고발됐다. 

당시 한 피자헛 가맹점주는 “어느 가맹점주는 가맹점주협의회 운영진에게 새벽 1시에 전화해서 울면서 크레인을 불러 꼭대기위에 목매달고 죽고 싶다고 하고 다른 분은 아내가 당뇨병을 앓고 있으나 병원에도 못가고 인슐린을 맞으며 매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할인 행사 프로모션 비용을 점주들에게 전가한다는 비난도 잇따랐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피자헛은 현재 배달시 30%, 방문 포장시 40%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렇게 할인 폭이 큰 프로모션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모션 비용 전액을 가맹점에 전가해 가맹점주들이 물류대금조차 낼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맹계약서에도 없고 아무런 근거가 없이 본사 운영비조의 어드민피를 수령해 가고 있다”며 “반화청구소송에서 법원이 반환하라고 했음에도 응하지 않고 항소로 맞서며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끊임없는 매각설과 수익성 악화 

지난해에는 매각설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업계에서는 미국 본사가 한국 피자헛 사업권 매각을 위해 인수 후보자와 접촉하고 있다는 등의 매각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국내 진출 31년 만에 한국피자헛이 매각된다는 구체적 내용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관해 한국피자헛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당시 한국 피자헛은 측은 “마스터프랜차이즈로의 전환을 검토한 바가 없고 이를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며 “당사가 추진하고 있는 기존 직영점의 가맹점 전환은 국내 시장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국 피자헛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경영 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법인의 제3자 매각설에 대해서도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피자헛은 “한국은 전 세계 125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 염브랜드(YUM! Brands, Inc.)에서 비중 있는 실적과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염브랜드와 당사는 제3자 매각을 일체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꾸준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통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매각설이 계속되는 데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프랜차이즈 비교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피자헛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4억8175만원으로 지난 2014년(6억1426만원) 대비 21.6% 감소했다. 

전체 매출도 하락세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3900억원에 이르렀던 한국피자헛 매출은 지난 2013년에 1451억원, 2014년에 1142억원, 지난해에는 893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매년 그 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소형 피자 브랜드들은 약진하면서 위협적인 경쟁자로 거듭나고 있다. 피자알볼로는 지난해 가맹점 연평균 매출액 5억2145만원을 기록했다. 가맹점 증가율(26.3%)과 자산 증가율(116%)은 조사 업체 10군데 중 가장 높았다. 오구피자는 안정성 지표로 꼽히는 부채비율(13.3%)이 가장 낮고 자본비율(88.1%)은 가장 높았다. 

이에 관해 피자헛 관계자는 “공정위 처분은 유감이다. 신규 가맹점사업자들에게 가맹계약 체결 전 정보공개서를 제공하고 어드민피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해왔다”며 “그 동안 가맹점사업자들과의 협의에 따라 어드민피를 최대한 합리적으로 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보이스 미지급액 지연이자를 연 18%에서 5%로 인하하고, 다양한 신규 상품 및 판매계획 등을 세워 가맹점사업자들의 매출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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