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벚꽃대선이 가시화된 가운데, 경기도‧인천 지역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 보수층 민심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일부 특정 후보에 대한 기대감과 불신감이 뒤섞였으며, 진보층에선 차기 대통령이 한국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하는 눈치였다. <시사오늘>은 설 명절을 맞아 경기도‧인천 지역 민심을 들여다 봤다.
◇ 30대 청년층이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경기도‧인천 지역 30대 청년층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사회의 부정부패를 보여주는 단면이란 의견이 많았다. 이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도 이와 맞닿아 있었다.
백모 씨 (32세‧의정부시 민락동)
-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안 가결’까지 최근 한국정치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과거 역대 정권에서 정경유착과 비리가 난무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가 수면위에 드러나면서 국민들이 민주주의 의미를 다시 새긴 계기가 됐다고 본다. ‘행동의 가치’, 즉 촛불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인식했다.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 조기대선이 가시화됐다. 눈여겨 보고 있는 후보가 있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지켜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보수와 진보를 어우를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 안철수 전 대표는 ‘유약하고 순진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다른 후보에 밀려 지지율이 대폭 하락했다.
"글쎄. 안 전 대표의 ‘유약한 정치인’ 이미지는 지난 총선, 그리고 탄핵을 거치며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본다.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 향방을 두고 갈피를 못 잡을 때, 안 전 대표는 대권 후보 중 가장 먼저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외치며 선봉장에 섰다."
- 차기 대통령의 역할은 무엇이라 보는가.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대기업, 사 측의 입장만 대변해왔다. 정규직 노조를 ‘귀족노조’라 칭하며 사회악으로 만들어 탄압했다. 비정규직 문제도 악화됐다. 경제구조의 문제다. 경제구조가 바뀌어야 한국경제가 살아난다. 이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본다."
권모 씨 (34‧인천)
- 벚꽃대선이 열릴 듯하다. 차기 정권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처음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모두에게 욕이 절로 나왔다. 한국 부정부패는 모두들 알고 있었던 것 아닌가. 이 분노가 이번 최순실 사태로 한번에 표출된 것같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법이든, 무엇이 됐든 합당한 심판이 있었으면 한다."
- 지지하는 대선후보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불안한 점은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선 이 시장과 같은 정치인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한국사회의 기강을 꽉 잡을 사람이 필요하다."
◇ 야권 대선주자 大戰, 진보층 민심의 향방은?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안철수, 김부겸…. 야권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이들이다. 다양한 후보군을 두고 시민들은 고민에 빠졌다. 진보층 민심은 누구에게 향하고 있을까.
이모 씨 (43세·성남시 분당구)
- 촛불집회를 계기로 이재명 성남시장이 유력 대선주자로 우뚝 섰다. 성남시 민심, 어떠한가.
"이재명 시장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다. 한마디로 강하다. 이런 인물이 오늘날 한국사회에 필요하다고 본다. 이 시장에 대한 성남 시민들의 평은 좋다. 일 잘하고 시원시원한 이미지다. 본래 성남시가 보수적인 지역인데, 그만큼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 이재명 시장은 ‘한국판 트럼프’로 불린다. 그만큼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포퓰리즘이라기 보단, 시민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것 아닌가."
- 다른 주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차기 대통령은 좀 젊은 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잘 모르겠다. 저번에 TV에 나와 말하는 거 보니 답답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을 워낙 답답하게 했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이 저래선 안되는데….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잘 보고 있다. 참 정의롭고 올곧은 사람같다. 반기문 전 총장은 기회주의자 같다. 왜 저러는지(출마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최모 씨 (61세‧양주시)
-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조기대선이라해도 아직 시간이 남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1등이고, 뒤에서 다른 대선주자들이 쫓고 있는 양상이다. 문 전 대표는 방어, 나머지 주자들은 공격하고 있다. 중간에 변수가 있을 것 같다. 미국에서도 트럼프가 대통령 되지 않았나.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자리수 지지율로 시작해 대통령이 됐다."
-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 중엔?
"아무래도 이재명 시장이 훨씬 좋다. 말하는 것 보면 시원시원하다. 그런데 안희정 지사에 대해선 잘 모른다. 아무래도 이 시장에 비해선 임팩트가 적은 것 같다. 언론에 좀 자주 노출돼야 주목을 받을 듯하다."
-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해서는?
"진짜 대선판에 나설려고 하다니…. 제 살 깎아먹기다."
◇ 보수층, 朴대통령 ‘동정론’vs‘비난론’ 나뉘어
보수층 민심은 박 대통령과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뤘다. 박 대통령에 대해선 동정론과 비난론으로 나뉘었으며, 반 전 총장은 ‘아직 모르겠다’는 평과 ‘기대된다’는 반응이 나왔다.
권모 씨 (55세‧인천)
-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은 어떻게 봤나.
"어떻게 볼 것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뭐 그렇게 잘못했다고…. 최순실이 다 그렇게 만든 거지, 대통령 잘못은 없다. 민주당이든 바른정당이든, 왜 다들 대통령을 잡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
- 눈여겨 보고 있는 대선주자가 있는가.
"아직 후보등록도 안된 상태다. 좀 더 두고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반기문 전 총장도 마찬가지다. 사실 차기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없다. 다들(대선주자들) 어중이 떠중이 나와서 뭐 하겠나."
이모 씨 (78세‧여주시)
- 눈여겨보고 있는 대선주자가 있는가.
"반기문 전 총장. 세계 기라성같은 사람들과 일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잘할 것 같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잘하지 않겠나."
- 반기문 전 총장은 ‘기회주의자’란 비판도 많이 받는다. 국제사회 경험은 있으나, 국내 정치는 문외한이란 이야기도 많다.
"잘 모르겠다. 반대 세력이 비판하는 말 아닌가."
-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은 어떻게 봤나.
"TV에서 최순실 나오는 거 보면 눈빛이 무섭다. 심술궂게 생겼다. 저런 사람한테 대통령이 휘둘렸으니…. 대통령이 똑똑해야하는데, 너무 순진해서 그렇다. 지난 대선때 믿고 찍었는데 많이 실망했다. 이번에 어디(정규재TV) 나와서 인터뷰하더라. 탄핵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저래서 뭐 되겠나(탄핵이 막아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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