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의 공공주차장 공유법] “야간에는 공공기관 주차장 개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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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호의 공공주차장 공유법] “야간에는 공공기관 주차장 개방하자”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3.11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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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톺아보기(26)>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대다수 주거지역의 골목길은 주차장처럼 활용되고 있다. ⓒ시사오늘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대다수 주거지역의 골목길은 주차장처럼 활용되고 있다. ⓒ시사오늘

“차를 이렇게 세워 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나가지도 못하게.”

“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해요. 불법주차 해요 그럼?”

“아 정말 아침부터 짜증나네.”

서울시내에 위치한 A아파트에서는 아침마다 주차 문제로 다툼이 일어난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이면주차가 일상화돼있기 때문이다. 자기 차가 막힌 사람은 바쁜 아침에 시간을 빼앗기니 화가 나고, 이면주차를 해놓은 사람은 불가피한 상황을 이해해주지 않고 아침부터 짜증을 내는 상대에게 서운함을 느낀다. 심지어 주차 문제로 이웃끼리 감정싸움을 벌이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는 비단 A아파트만의 고민이 아니다. 대통령령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27조를 보면, 주택단지에는 세대당 주차대수가 1대 이상이 되도록 주차장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1996년 이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던 데다, 2대 이상의 자동차를 보유한 가구가 많아지다 보니 ‘주차난’은 국민 대다수가 느끼는 문젯거리가 됐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다세대·다가구 주택 과밀지역의 주차장 확보율은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10대 중 3대는 이면주차 혹은 불법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박재호,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서울시는 주택가에 공영주차장을 지을 경우 공사비 전액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공사비 지원금 비율을 70%에서 100%로 늘려, 주택가에 땅을 가진 사람들이 공영주차장을 건설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즉, 주차 공간 부족을 ‘주차장을 더 짓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의도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색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박 의원은 지난 2월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면서 “자가용 승용차가 증가하면서 심각한 주차난으로 인해 이웃 간 분쟁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지만 수도권의 경우 여유 공간이 부족해 주차에 애로를 겪고 있다”며 “이러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공기관, 국립학교, 공립학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물에 부대해 설치된 주차장을 업무시간 등이 아닌 유휴시간대에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휴시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이 법안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필요한 경우 공공기관, 국공립학교 등의 부설주차장을 개방주차장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개방주차장 지정에 필요한 절차, 개방시간, 시설물 관리와 운영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등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해 주차난 해소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주차장을 늘리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주차장의 이용률을 최대한으로 높이겠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공공기관 주차장을 유휴시간에 시민들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주차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공공기관 주차장을 유휴시간에 시민들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주차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현실성에 의문? “다수 지자체에서 이미 시행 중”

실제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사업체와의 협약을 통한 부설주차장 개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서울시는 야간에 주차장을 개방하는 건축물과 아파트, 학교 등에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수원시도 지난 6일 세류중학교와 대한예수교장로회 수원평안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수원제일교회와 ‘공유주차장 나눔 협약’을 체결해 지역 주민들에게 주차 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울산 남구 역시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울산남구점, 세이브존 울산점 등과 주차장 개방 협약을 맺었으며, 부산시 남구는 남부운전면허시험장 부설주차장을 주민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데 합의했다. 부천시 역시 부천도당중학교와 학교주차장 54면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키로 하는 등 유휴시설을 활용한 주차 공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즉, 박 의원의 법안은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제도화시켜 널리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과거 공공기관 주차장 개방이 정부 방침으로 시행된 적은 있었으나 명시적 법령이 없었다”면서 “개정안과 같이 공공기관과 국공립학교이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휴시간 동안 최대한 주민들에게 개방하도록 하면 효율적인 시설물 사용뿐만 아니라 주민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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