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에 대해 험구한 국회의원들에게…김태흠, 이언주
‘동료 정치인’에 대해 험구한 국회의원들에게…정청래, 홍익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올해 4월 16일은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날이었습니다. 16일에 열린 ‘제8회 국회를 빛낸 바른정치언어상’의 주인공이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세요.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인용해 페이스북에 올린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기 때문이죠.
이 상은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 학회가 주관해 국회에서 품격 있는 정치 언어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일각에서는 “얼마나 정치인들이 바른 언어를 안 쓰면 그런 상까지 만들어졌느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이에 <시사오늘>은 대한민국의 ‘험구(險口)’ 국회의원들에게 ‘제1회 국회를 바랜 나쁜정치언어상’을 수여하려 합니다.
‘여성’에 대해 험구한 국회의원들에게…김을동, 안상수, 이종걸
먼저 ‘여성’에 대해 험구한 국회의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김을동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16년 2월 3일 20대 총선 여성예비후보자대회에서 선거 전략으로 “여자가 똑똑해 보이면 밉상이다”며 “모든 사람들에게 ‘네네네’ 하는 것이 (선거에)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51개 여성단체는 4일 성명을 통해 “선거 전략이라고 조언한 내용은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반한 성차별적인 발언이다”며 “국회 내에서 기존의 잘못된 여성의 이미지를 재생산할 우려가 높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별도의 사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전 대표는 2010년 12월 22일 용산구의 한 중증장애아동시설 방문 후 동행한 취재진과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서 “요즘 룸에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더라”며 “요즘은 성형을 너무 많이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말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12월 27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여성의원 20명이 당시 당대표였던 안 전 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2012년 8월 7일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공천 파문에 대해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파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캠프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남 앞에서 당신의 아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그녀는’ 대신 ‘그년’이라는 표현을 쓰는가”라 비판하자, 이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다”고 변명했습니다.
‘노동자’에 대해 험구한 국회의원들에게…김태흠, 이언주
다음은 ‘노동자’에 대해 험구한 국회의원들도 찾아봤습니다.
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2013년 11월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무기 계약직이 되면 노동3권이 보장돼 툭하면 파업 들어갈텐데 어떻게 관리하나?”고 물었습니다.
이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이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이정미 당시 정의당 대변인이 12월 5일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은 국회 운영위원회 법안소위에 입장하면서 ‘청소용역인지 뭔지 때문에 요즘 죽을 맛이다’며 ‘악플 댓글로 자살하는 연예인들의 심정을 알겠다’고 말했다”며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기는커녕 청소노동자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 마냥 기가 막힌 제2의 막말을 해댔다”고 전해 논란은 더 가중됐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2017년 7월 10일 <SBS 8시 뉴스>와의 통화에서 파업 중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미친 X들이야, 완전히”라 말했습니다.
이어 함께 파업 중인 급식 조리 종사원들에 대해서는 “그 아줌마들이 뭔데? 그냥 동네 아줌마거든요, 그냥”이라며 “그냥 사실 옛날 같으면 그냥 아줌마들 이렇게 해 가지고 조금만 교육 시켜면 되는 거다. 그래서 그냥 돈 좀 주고 이렇게 하면 되는 건데”라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문제의 SBS 취재파일 발언은 몇 주 전 출입기자와 사적인 대화에서 학교 급식파업 관련 학부모들의 분노와 격앙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한 것”이라 해명했습니다.
‘동료 정치인’에 대해 험구한 국회의원들에게…정청래, 홍익표
마지막으로 ‘동료 정치인’에 대해 험구한 국회의원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정청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5년 5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의원에게 “공개, 공정, 공평도 중요하지만,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 윤리심판원에서 당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으며, 정 전 의원은 11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노선이나 견해를 떠나 남자답게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 미안함을 전하러 왔다”고 사과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2013년 7월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있다. 그 뜻은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며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이 귀태의 후손들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다”고 언급했습니다.
새누리당의 반발에 못 이긴 홍 의원은 “사람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뜻이 아니라 국가주의 운영 시스템이 생기면 안 된다는 뜻이다”며 “책의 구절을 인용한 것”이라며 해명했으나, 결국 민주당 원내 대변인직을 내려놓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민대 강상호 교수는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치인들이 메시지를 부각시키려는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부차적인 것들에 논쟁 한다”며 “자극적인 멘트로 자신을 부각시키는 변질된 정치 문화 개선을 위한 운동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