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가 경기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을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했다. 인천 검단, 계양, 경기 운정, 고양, 김포 등 인접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예상된다.
7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정부청사에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고양 창릉(3만8000가구), 부천 대장(2만 가구)을 3기 신도시 대규모 택지지구로 선정했다. 또한 사당역 복합환승센터, 왕십리역 철도부지, 안산 장상, 안양 인덕원, 용인 구성역 등 서울과 경기권 중소형 택지 26곳에 5만25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전체 공급 규모는 총 11만 가구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주택시장이 하양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더 확실하고 굳건하게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택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30만 호 주택공급을 약속했고, 이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이번 3차 공급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9만 가구의 수도권 택지 공급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발표를 통해 총 30만 가구 규모의 공급계획이 완성된 것이다. 이로써 수도권 3기 신도시는 서부권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동부권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남부권 과천 등으로 균형감 있게 조성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추가 지정된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은 각각 서울 강북권, 마곡지구 등에 몰린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불러와, 장기적으로 서울 집값 하락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판도 적지 않은 양상이다. 우선, 2기 신도시를 외면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2기 신도시 조성계획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1·2기 신도시 주변에 또 다른 신도시를 추진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고양 창릉의 경우 운정신도시, 일산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등과 가까워 서울 집값 하락에 기여하기보다, 경기북부 지역 택지지구에 공급과잉 현상을 야기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인근에 삼송지구, 지축지구, 원흥지구 등의 분양과 입주가 본격화된 시점이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천 대장도 마찬가지다. 인천 검단신도시가 최근 연이은 미분양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데다, 지난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계양지구 바로 옆에 부천 대장을 추가 지정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집단 반발할 공산이 커 보인다.
때문에 지역 일각에서는 정부가 서울 집값을 지키려고 수도권 주택시장을 죽이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검단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강남을 잡을 생각은 안 하고, 애먼 수도권 신도시들만 잡고 있다. 그 조그만 부천에 또 아파트를 짓겠다는 거냐"며 "주택 공급량은 서울이 부족하지, 수도권은 기존 신도시 계획만 제대로 추진되면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만을 이미 예상한 듯 김현미 장관은 이날 3기 신도시 추가 지정을 발표하면서 "강남 수요를 말하는데 과연 강남이 (살기) 좋느냐"며 "서울,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지역에서 원하는 바람을 담아내는 주거여건을 갖추도록 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어디에 살아도 주거 만족도가 높은 나라를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교통에 대한 불만도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는 추가 지정된 3기 신도시 교통 대책으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S-BRT(슈퍼 BRT) 등 광역 버스노선 구축을 주로 내세웠다. 지하철 대책은 14.5km 규모에 불과한 고양선(가칭)만 언급됐다.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모두 기존 1·2기 신도시와 가까운 지역인 만큼,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산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서울 진출입로는 한정돼 있는데 3기 신도시에 지하철은 안 놓고, 버스만 추가하면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안 봐도 비디오다. 어차피 경기 북부는 서울 강서 강북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GTX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며 "물론, 일산은 광역교통망이 나름 괜찮은 편이지만 운정이나 김포 등은 불만이 상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3기 신도시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개발행위를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해당 지역 주택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합동 투기단속반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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