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 돌파…연간 순익 3조 목전
전은협 "은행, 수익성에 매몰돼 은행 폐점하며 공공성 훼손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곽수연 기자]
시중 5대 금융그룹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금융노조의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금융노조는 은행들이 수익성에 매몰돼 무분별한 점포 폐쇄를 단행하며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26일 신한금융그룹은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당기순이익 1조 1157억 원을 포함해 누적 당기순이익이 3조5594억 원이라고 밝혔다.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고 실적으로 전년 동기(2조9502억 원)대비 20.7% 증가한 성적이다.
하나금융그룹도 신한금융그룹이 달성한 '3조 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6815억 원으로, 올해 연간 순이익은 3조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이 545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나금융의 순익이 무난하게 3조 원에 도달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금융지주사는 우리금융그룹으로 누적 당기순이익 2조1983억 원을 시현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92.8%(1조575억 원) 늘었다. 우리은행은 "지주 전환 이후 지속된 수익기반 확대 전략과 성공적인 건전성과 비용 관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금융지주사 중 가장 큰 누적 순이익을 기록한 금융사는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그룹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조772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반면 NH농협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3분기 누적 순이익(1조8247억 원)은 작년 동기 대비 24.9% 증가했고, 작년도 당기순이익(1조7359억 원)도 초과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러한 금융지주사의 '대박' 실적 발표를 마냥 축하해줄 수 없는 입장이다. 금융노조인 전국은행산업노동조합협의회(전은협)은 은행이 수익성에 치중한 나머지 무분별하게 영업점을 폐쇄하며 공공성을 훼손하고 사회적 책임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5일 전은협은 은행 대규모 점포 폐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금융감독원에 강화해달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날 금융노조는 2017년과 올해 상반기 말 사이에 472개 점포가 자취를 감췄고, 지난해에만 300개 이상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영업점 폐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전은협은 영업점 폐쇄가 크게 두 가지 사회적 문제를 촉발한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폐점으로 인한 은행직원 감축이 불가피하니 금융노동자의 고용에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비대면 거래 확산을 이유로 지방과 노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 위주로 영업점이 문을 닫으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 같은 금융소외계층이 양산된다는 것이다. 두 가지 문제점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니 영업점 폐쇄 가이드라인이 강화돼 무분별하게 폐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전은협은 이어 올해 3월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개정한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은 각종 대체수단을 허용해 은행들의 잇따른 점포 폐쇄를 막는 데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개정된 금융당국 조치가 현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류제강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금감원이 의무화한 은행들의 '사전영향평가'는 해당 지방 도시 지역 내 대체할 지점이 있으면 영업점 폐쇄를 허용해준다"며 "극단적인 예로 서울에 1개 영업점만 있으면 나머지 점포 모두를 폐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류 위원장은 "금감원은 즉각 은행의 점포 폐쇄 현황을 점검하고 가이드라인을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날 참석한 금융노조 박홍배 위원장도 “연세가 많아 쉽게 걷지도 못하는 부모님들이 은행 이용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는데 은행이 오직 수익성만 중시해 점포를 없애면 금융소비자의 불편은 점점 더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좌우명 : 정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