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천아용인’ 기승전결 분석…민주당 청년정치에도 자극? [박지훈의 발로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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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천아용인’ 기승전결 분석…민주당 청년정치에도 자극? [박지훈의 발로뛴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3.18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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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 청년 정치인의 독자적 세력화 노력 결실…이준석 리더십 필두 원팀 발휘
천아용인 전원 낙마, 당 폐쇄적인 환경 커…당선 실패했으나 득표율 유의미해, ’졌잘싸’
민주당, 구심점 역할 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 부재해…청년 정치인 교육 체계화 필요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천하람 후보·ⓒ이준석 페이스북 갈무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천하람·김용태·이기인·허은아ⓒ이준석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8일,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가 끝났습니다.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전 대표와 팀을 이룬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신선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천아용인 4명 중 허은아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모두 청년 정치인이었는데요. 비록 본선 선출은 좌초됐지만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입니다.

또, 일각에선 이를 두고 국민의힘 안에서 이준석 전 대표 이후로 새로 부는 청년 정치 돌풍의 가능성을 봤다는 기대도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청년정치 돌풍.


이준석과 천아용인은 어떻게 청년정치 바람을 일으켰을까요?

우선 국민의힘 내 반윤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친윤을 표방하며 당 대표 후보에 도전했던 김기현 후보와 달리 천하람 후보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친윤이 아닌 독자적인 노선을 쭉 걸었습니다. 그 결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2위였던 안철수 후보를 앞지르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비단 반윤 심리의 후광만으로 이뤄낸 성과는 아니라는 평입니다. 천하람 전 후보는 조국사태 시절 청년들을 대변하기 위해 젊은보수라는 정치단체를 이끌어왔으며 김용태 후보와 이기인 후보는 바른정당부터 시작해 새로운보수당까지 거치며 달라진 보수 패러다임을 제시해왔던 인물들이죠. 또한 이준석 전 대표의 리더십이 천아용인을 한 팀으로 묶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이 대표는 당에서 10년 이상 활동해오며 자신의 인지도를 대중에게 알리고, 당의 총수를 맡아 3번의 선거에서 모두 이기며 역량을 증명했습니다. 천아용인이 이 전 대표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한 팀으로 굳건히 단결한 것도 이 전 대표의 리더십과 정치적 역량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국민의힘 내부에 갖춰진 청년 최고위원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즉 천아용인이 돌풍을 일으킨 것이 아닌, 국민의힘에 있는 젊은 세대들들이 시스템을 통해 발탁돼 올라온 것이라는 말입니다. 

 

 천아용인 전원 낙선. 결과분석


흥행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4명의 후보 전원이 낙마하며 그들의 여정은 끝났는데요. 상당 수 민주당의 청년들은 천아용인이 ‘졌잘싸(졌디만 잘 싸웠다)’고 호평했습니다. 비록 전원이 낙선했으나 유효한 득표율을 챙겼다는 것이죠. 

천하람 당 대표 후보는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이라는 정치 거물들 사이에서 15%의 득표을을 보였으며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도 10%대 득표율을 가져가며 타 최고위원 후보들과 접전을 펼쳤습니다.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역시 20%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며 장예찬 후보를 이은 2위로 마감했습니다. 3명의 청년 정치인이 모두 원외 청년 정치인임을 고려하면 이들이 얻은 표는 결코 가볍게 넘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한계점도 드러났다는 평도 존재했는데요. 국민의힘 폐쇄적인 투표구조가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당원 100% 투표제로 바뀌면서 상술했던 소신있는 모습이 도리어 당원 투표제 상황에서 역효과를 냈다는 것이죠.

또한 출마 당사자인 천아용인이 아닌, 뒤에 있던 이준석 전 대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던 것도 커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과하게 언론의 이목을 끌고 가면서 정작 당사자인 천아용인의 영향력이 없었다는 진단입니다.

 

민주당 청년정치 시각에서 보면?


그럼에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로 평 되는 천아용인이 일으킨 바람은 정치권의 많은 청년 정치인들에 고무적인 자극을 주고 있다고 보입니다. 특히 상대 당인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에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는 전언인데요. 

최근 <시사오늘>이 만나 본 더불어민주당 내 다수의 청년들은 이번 여당 전당대회를 보면서 ‘허무함’을 느꼈다고 토로했습니다. 복수의 청년들은 한목소리로 “청년 정치는 민주당이 앞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천아용인 돌풍을 지켜보며 반대로 저쪽에서 청년 정치가 대두되는 것을 보고 자조적인 한탄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천아용인과 같은 청년 돌풍을 왜 만들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한 청년 정치인은 “구심점을 해낼 인물의 부재”라고 답했습니다. 민주당 내에도 장경태, 전용기, 이동학 등 청년 정치인은 여럿 있지만, 이준석 대표와 같이 영향력 있는 리더가 당 안에서 팀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거나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팀으로 형성되려면 대중적인 영향력과 인지도가 있어야 하고 조직력을 갖춘 또래의 리더가 있어야하는 것 같다. 현재로선 당내 2030 정치인 중에는 그 정도 역량을 갖춘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같은 당 김홍태 청년위원회 자문위원은 “중도 확장성이 있는 이준석계의 특성상 당파색이 명확해야 하는 당원투표 100%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국민의힘 청년정치 육성시스템이 천아용인을 통해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반면 민주당 경우 산발적으로 청년정치육성시스템이 진행되고 있다. 그 역할 역시 단편적·일시적이다. 청년인재가 공급되고는 있지만 이들이 정당정치에 정착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며, 육성된 인재보단 생존한 인재에 가까워 이를 체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박강산 서울시의원 또한 “잠깐 반짝이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행태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이슈 파이팅과 비전 제시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청년 세대가 선배 세대인 586 정치인들의 뒤를 쫓고 있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보수권 기성 정치인에 비해 이준석을 필두로 한 청년 보수 정치인들은 앞선 세대와 다른 어젠다를 제시했다는 분석입니다. 그것이 젊은 보수 지지층에게 와닿음은 물론 여타 세대에겐 신선한 의미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역시 소신을 피력하는 청년 정치인들이 활발하게 등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민주당 주무열 관악구의원은 이 전 대표의 윤석열 대통령과 측근들을 비판한 행보는 선거에서 악수로 작용했지만 청년 정치인으로서의 소신 있는 모습은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볼 때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부터 전제하며 말을 이었습니다.

주 구의원은  “이준석과 천아용인이 여타 정치인들과 같이 현 정권에 기대려는 모습을 보였다면 오히려 침몰했을 것이다. 소신 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신들만의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들이 받은 득표율은 다음 정치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우리 당 청년 정치인들도 새로운 세대의 이미지를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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