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금융사 위험성 고지 안했다"분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15일 이른 아침부터 비바람이 세차게 부는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 홍콩H지수 연계 ELS 투자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모였다.
당초 오후 1시부터 예정된 집회임에도 불구하고 오전 11시부터 모여든 투자피해자들은 궂은 날씨 속에서 ELS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들을 향해 성토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일부 금융사들이 펀드 상품 판매과정에서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집회현장에서 만난 투자자 A씨는 “난 ELS가 뭔지도 몰랐다. 영어 뜻도 모르는데, 은행원이 자신도 들었다면서 가입하라고 해서 했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이날 현장에는 A씨 외에도 ELS 펀드 가입으로 손실을 보게 된 다수의 투자자와 그 가족들이 모였다. 고령의 부모들이 ELS에 가입해 투자 손실을 보게된 사실을 뒤늦게 안 가족들 역시 금융사를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원이 고객의 투자성향 분석 결과가 공격성으로 나오게 종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격성으로 나와야 최고위험상품인 지수연계 ELS 상품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함께 온 B씨도 “해당 상품은 초고위험상품으로 투자성향 테스트에서 ‘공격성’이 나와야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머니는 최고위험이라는 위험성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면서 “평소 적금만 들고 주식투자엔 관심도 없는 분이 공격성으로 나온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 외에도 투자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성을 제대로 안내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다수 나왔다. 은행원이나 PB가 상품 설명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불완전판매를 주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관련 민원 등을 다수 접수해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증권가 일각에서는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H지수가 큰 폭 반등해 수익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니라고 내다봤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만기 예정이 ELS는 H지수가 현재 대비 25% 상승한 7000p대투버 수익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1993년 이후 H지수가 일간수익률 기준으로 1개월, 3개월, 6개월 이내 20% 이상 반등을 경험한 확률은 각각 4.1%, 13.2%, 18.7%로 높지 않은 편이나 현실화가 아주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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