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빌라스’ 승부 건 롯데백화점 정준호…업계 1위 수성 나선다 [오늘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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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빌라스’ 승부 건 롯데백화점 정준호…업계 1위 수성 나선다 [오늘의 리더]
  • 조현호 기자
  • 승인 2025.03.17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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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대표, 복합 쇼핑몰 사업 집중 투자
‘타임빌라스’, 경기도 랜드마크로 거듭나
육아휴직 확대 및 근무환경 개선 이뤄내
전년 대비 감소한 매출·영업이익은 숙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현호 기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뉴시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뉴시스

지난해 유임이 확정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프리미엄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를 앞세워 복합쇼핑몰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여성 인재 존중을 기반으로 한 가족친화적 경영을 통해 근무 환경을 개선하며, 실적 상승과 함께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포부다. 

정 대표는 롯데가 아닌 신세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난 1987년, 신세계 백화점에 입사해 약 30년간 신세계그룹에 몸담았다. 그가 2019년 롯데로 둥지를 옮겼을 당시 큰 화제를 모을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021년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 자리에 올랐고,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부임하자마자 고급화와 성과 중심의 조직 개편 및 주요 점포 리뉴얼 등을 추진했다.

우선 정 대표는 복합 쇼핑몰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프리미엄 복합 쇼핑몰 ‘타임빌라스’가 있다. 타임빌라스는 △더 가까운 곳에 △더 다양한 것을 △더 품격 있게라는 3대 전략을 내세워 기존 쇼핑몰과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몰과 롯데백화점이 통합해 탄생한 타임빌라스 수원점이 프로젝트의 시발점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점은 기존 면적의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 프로젝트다. 현재는 리뉴얼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수원을 넘어 경기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 1호점의 성공을 발판 삼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오는 2030년까지 △송도 △수성 △상암 △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지방의 기존 7개 백화점은 증축 및 재단장해 복합 쇼핑몰로 전환할 예정이다.

정 대표의 지휘 아래 롯데백화점 매출 상위 점포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특히 잠실점은 전국 백화점 매출 1위를 두고 신세계 강남점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잠실점은 거래액 기준 ‘3조 클럽’에 가입하며 국내 백화점 매출 1, 2위를 차지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년 연속 3조 원을 달성했고, 롯데 잠실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정 대표는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대기업 최초로 남성 자동 육아 휴직 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했다. 덕분에 지난달에는 전문직 여성(BPW) 골드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BPW 골드 어워드는 여성의 일자리 창출과 일·가정 양립 등에 기여한 CEO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번 수상을 통해 선구적인 경영 철학을 입증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감소한 매출과 영업이익은 정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3조319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7.8% 감소한 39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 대표는 지난 2021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롯데백화점의 실적 성장세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22년 매출 3조2651억 원, 영업이익은 501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에는 매출 3조3364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4865억 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 취임한 2021년을 제외하고, 그가 온전히 이끈 롯데백화점의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의문부호를 남겼다.

위안거리라면 해외 백화점 사업의 실적 개선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23년 오픈한 베트남 대형 복합 쇼핑몰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장세가 주효했다. 지난해 해외 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43.7% 상승한 1157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206억 원에서 61억 원으로 감소했다.

정 대표는 실적 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지난해 11월 대표직 유임을 확정 지었다. 업계에서는 그의 사업 비전과 내부 구조 개선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연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물론 올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하면서 정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신 회장의 복귀는 롯데백화점뿐만 아니라 롯데쇼핑 전체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직접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롯데백화점은 복잡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국내 3대 백화점 중 전체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매장 수가 강점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 매출이 상위 점포에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정 대표가 매출 하위 점포 폐점 및 쇼핑몰 전환 전략을 통해 업계 1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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