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제주行 티켓가 2배 이상…29일 티켓은 전부 매진
FSC 흑자지만 LCC는 '우울'…화물 사업 확대도 막막
오미크론에 동남아 화물 노선 중단…LCC 전망 '흐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설 연휴 기간 동안 국내선 임시편을 300편 추가 편성하는 등 ‘설 특수’ 잡기에 나섰다. 그간 출혈경쟁 대상이었던 제주행 항공권 가격도 10만 원대 후반까지 인상했지만 매진을 기록했다.
다만, LCC(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해외여행이 위축된 상황이라 설 특수도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LCC업계는 화물 비중을 키우는 등 적자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조차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쉽지 않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항공사, 너도나도 설 연휴 증편 행진…LCC 적극적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FSC(대형항공사)와 제주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진에어 LCC는 이달 말 설 연휴를 기점으로 항공기 운항을 증편한다.
대한항공 오는 2월 2일까지 △김포~제주 8편 △김포~부산 22편 등 국내선 30편을 추가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김포~제주 5편 △김포~광주 6편 △김포~여수 2편 등 3개 노선에서 13편의 추가 항공편을 운영한다.
여객 외 별다른 수입원이 없던 LCC들은 설 특수에 적극적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8일부터 오는 2월 3일까지 △김포~부산 △김포~광주 △김포~대구 △김포~여수 △김포~제주 △청주~제주 노선에 임시편을 운항한다. 이번 임시편으로 늘어나는 추가 공급석은 총 1만600여석 규모다.
에어부산은 지난 27일부터 2월 3일까지 △부산~김포 74편 △울산~김포 20편 △부산~제주 10편 △김포~제주 20편 △울산~제주 6편 등을 추가 운항한다. 추가 공급된 좌석 수는 총 2만 5710석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특히 명절 이동 수요가 가장 많은 부산~김포 노선에 임시편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라며 “연휴 기간 동안 하루 평균 37편의 항공편이 부산과 서울을 오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에어 지난 28일부터 2월 2일까지 국내선 6개 노선에 총 1만 3000여 석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각 노선별 임시편은 총 70편으로, △김포~제주 7편 △김포~부산 24편 △김포~대구 12편 △김포~광주 10편 △김포~울산 10편 △김포~포항 7편 등이다.
특히 항공사들은 제주 노선 증편에 집중하고 있다. 설 연휴 기간 2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실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관광객 20만7000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방문객 15만 3100명 대비 35.2% 오른 수치다.
이에 따라 에어부산은 김포~제주 노선을 20편 증편했고, 에어서울도 같은 노선을 10편 늘렸다. 대한항공은 8편, 아시아나항공은 5편의 운항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항공권 가격 2배 훌쩍 뛰었지만 '완판'…탑승률은 거의 '만석'
수요가 늘어나면서 항공사간 출혈 경쟁으로 최저 만 원대까지 떨어졌던 제주행 항공권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28일 김포~제주 항공권은 최저 9만 원대부터 최대 18만 원대까지 판매됐다. 같은 날 제주에서 김포로 돌아오는 티켓도 7만 원에서 16만 원대다. 설 직전 항공권이 4만 원대에서 8만 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올랐다. 29일과 제주행과 2일 김포행 항공권은 전(全)항공사 표가 매진됐다.
앞서 제주행 편도 항공권은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1만2000원 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번 설에는 10배 이상 가격이 뛴 셈이다.
해당 기간 항공기 평균 탑승률은 만석에 가까운 91.6%로 추정된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제주행 항공기는 22편 늘어났다. 설 연휴 기간 도착 항공편만 1244편에 달한다.
제주 노선 폭증은 여전히 해외여행이 위축된 상황에서, 국내선 이용객들이 제주도를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로 여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확대와 청소년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경각심이 둔화된 점도 제주 여행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가 5일이란 점도 여행 심리를 자극하고, 사적모임 제한 인원이 4인에서 6인으로 완화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CC, 설 특수에도 한숨 여전해…오미크론에 동남아 화물노선까지 막혀
하지만 LCC 업계에선 국내선 티켓으로 인한 매출 증대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체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서다.
이에 FSC와 LCC간 실적 양극화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약 2년 동안 계속된 적자를 해소할 만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대한항공은 2021년 연결기준 매출 8조 7534억 원, 영업이익 1조 464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515%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조 8259억 원, 영업이익은 7044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2%, 381% 올랐다. 분기·연간 모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갱신한 셈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도 4분기 실적이 매출 1조 2000억 원과 영업이익 1400억 원 안팎을 기록하면서 흑자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연간 실적 역시 매출 4조 1000억 원, 영업이익 1100억 원으로, 영업손실 2764억 원을 기록했던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화물로 위기 극복을 모색한 결과, 실적 개선을 이뤘다.
흑자를 달성한 대형항공사들과 달리, LCC들은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 전망치에 따르면 LCC들의 연간 영업손실은 △제주항공 3000억 원대 △진에어 2000억 원대 △티웨이항공 1500억~1600억 원대 등이다.
이밖에도 에어부산·에어서울·플라이강원 등이 4분기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네 자릿수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CC들은 FSC를 따라 화물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역량 부족에 오미크론 사태가 겹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오미크론 여파로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화물 노선도 중지된 상태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경 보잉 737-800을 화물 노선에 추가 투입하기 위해 중국·베트남 등과 협상을 시작했다. 벨리카고(여객기 화물수송)를 활용해 기존 2~3개였던 화물 노선을 4~5개까지 늘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남아 국가들이 국경 봉쇄와 해제를 반복하면서 △하이커우 △호치민 △대만 노선 등이 모두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LCC들은 FSC처럼 화물 전용기가 없어 고부가가치 화물을 운송할 수 없다"며 "동남아 화물 노선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벨리카고 물량만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화물 비중 확대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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