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봄 이사철을 앞두고 강남, 목동 등 서울 주요 학군지의 거래량이 약보합을 보이면서도 신고가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열이 높은 서울은 이사철이 되면 주요 학군으로 주거지를 옮기려는 부모들이 많은데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주요 학원가를 중심으로 3대 학군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12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08% 상승했다. 그중에서도 강남구는 0.24%, 양천구는 0.12% 올라 서울 평균보다 상승폭이 컸다. 대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 속하는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세를 보여 12월 넷째주부터 1월 셋째주까지 5주 연속 빠졌다. 

3대 학군지내 거래량은 공통적으로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주택거래량은 작년 11월 360건에서 12월 259건, 1월 87건(24일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양천구는 281건, 259건, 96건, 노원구는 339건, 255건, 121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강남구와 양천구에선 신고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 전용 128㎡의 경우 작년 12월 47억원에 계약이 체결돼 신고가를 썼다. 같은해 6월 같은 평형이 34억9250만원에 거래된 한보미도맨션 115㎡도 이달 37억원에 손바뀜아 나왔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2단지 152㎡는 이달 31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목동1단지 65㎡는 작년 12월 신고가인 18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목동6단지 65㎡는 작년 12월 18억8000만원, 48㎡는 이달 15억2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보통 신학기를 앞두고 11월부터 알아보는 이들이 생기는데 이번엔 12월초 계엄 등 정치적 혼란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거래금액을 보면 평균 시세이하로 거래되는 경우는 없고 최고가 거래가가 꽤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같은 학군지임에도 노원구는 달랐다. 작년 10월 7억1000만원에 거래된 건영2차 75㎡는 2개월뒤인 12월 같은 평형이 6억6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청구3차 아파트 84㎡(1층)는 이달 11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는데, 작년 9월 같은 평형(3층)이 11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8500만원이 하락했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다음달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변동은 크게 없는 가운데 조정을 통한 거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 주요 학군지중에서도 강남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은 뚜렷한 가격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는데는 학군 프리미엄외에도 재건축 기대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신 노원구 중계동은 전·월세 수요 등이 꾸준히 있어 비학군지와 비교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징성 있는 학군지는 수요가 꾸준하고 시장이 좋을 때 잘 오르고, 침체기 때 상대적으로 덜 침체돼 상대적으로 비학군지에 비해 가격 방어가 잘 된다”며 “새학기 시작전인 1~2월과 7~8월 사이에 미리 움직이는 특징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