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 건강관리 수칙은?​ [일상스케치(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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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 건강관리 수칙은?​ [일상스케치(89)]
  • 정명화 자유기고가
  • 승인 2023.08.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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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 사망자 지난해 수준 넘어서…수분 섭취와 휴식 필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명화 자유기고가)

만성질환자, 폭염 속 생활 관리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엄청난 피해를 남긴 장마가 끝나자마자 전국이 폭염 속으로 던져졌다.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노약자는 물론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겪는 이들에게 더욱 각별한 주의 요구된다. 폭염 환경에서 기저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의 경우 체온조절이 잘 안되고, 탈수 증상이 오면서 각종 신체 부위에 이상이 생기는 사례가 많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만성질환자들은 한낮 외출을 삼가고, 수분을 자주 섭취해 폭염에 대비한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온열질환 방지 위해…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유행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코로나19와 온열질환 증상이 쉽게 구별되지 않는 문제도 생긴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메스꺼움,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므로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여 휴식을 취해야 한다.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위치시켜 바르게 누운 뒤, 젖은 수건 등으로 체온을 낮춰야 한다.

온열질환 발생이 많은 장소로는 △실외작업장 30.9% △길가 12.5% △논밭 11.8% 순으로, 실외 80.9%로 실내보다 4.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 시간은 절반 이상이 12~오후 5시 낮 시간대에 발생한 것으로 신고되었으며, 11~12시 온열질환 발생이 작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오전 시간대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철에는 누구나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자주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폭염 시 야외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한다.

임신부는 일반 사람들보다 체온이 높고, 폭염이 지속될 경우 주변 온도에 민감하여 온열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으므로 폭염주의보 기준온도(33도)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의 농업인은 낮 시간대 무리한 농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 노령층은 땀 배출이 적어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하고, 온열질환을 스스로 인지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몸에 시원한 물을 적셔 부채나 선풍기를 이용해 몸을 식히거나, 얼음주머니가 있는 경우 목·겨드랑이 밑·허벅지 사이에 대 주는 것을 추천한다.

당뇨환자, 폭염에 수분 섭취와 식습관 관리가 필수

기저질환 중 특히 당뇨병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당뇨병 환자들이 여름에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바로 탈수.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 농도가 진해져 혈당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 자주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율신경계 관련 합병증이 있다면 체온 조절이 힘들어 일반인에 비해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더운 시간대 외출은 자제해야 한다.

여름철 식욕이 떨어져 끼니를 거르는 일이 잦아지면 저혈당 쇼크가 발생할 수 있어서 조금씩 자주, 규칙적인 식사로 식단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더운 날씨로 시원한 청량음료나 빙과류, 과일 주스 등을 많이 찾게 되는데 이 같은 음료는 당분 함량이 많아 피해야 한다.

수박과 포도, 참외 등 당도가 높은 과일도 많이 먹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수분 섭취는 생수가 가장 좋지만 보리 차나 시원한 녹차도 괜찮다.

심장질환자, 수시로 물 마시고 아침 운동 피해야

심장질환 환자도 여름을 경계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수분을 보충하지 못하면 탈수가 오고 혈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심장은 온몸에 혈액 공급을 위해  빨리 뛰게 되는데 이 경우  맥박수가 올라가며 부정맥 발생 우려도 있다. 심장 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환자와 협심증, 심근경색 환자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아침 운동은 피해야 한다. 아침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몸이 긴장하며 심장에 부담이 많이 가는 때인데, 혈압도 상승해 큰 부담을 줄 수 있어서 고온 다습한 아침보다는 저녁 운동을 권한다.

운동 후 덥다고 찬물로 샤워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더운 날씨에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며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 심장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33~36도 정도의 미온수로 샤워하는 것이 심장에 부담을 덜 주는 방법이다.

고혈압 환자, 아침보다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야외활동 권장

혈관이 확장되는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아진다.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 하강은 꼭 좋은 일이 아니다. 혈관이 확장됐는데 자세에 변화가 생기면 혈압이 달라지고, 그로 인해 어지러움이 생기는 '기립성 저혈압'이 유발된다.

기립성 저혈압은 심한 경우 실신이나 낙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소 혈관 확장제 성분이 든 감압제를 먹고 있다면, 기립성 저혈압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

또한 아침이 낮보다 선선해서 나가기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침 외출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교감신경은 우리가 자는 동안 작용이 줄었다가, 잠에서 깨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아침은 심장에 가장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시간이다. 가급적 아침보다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야외활동을 하는 게 권장된다.

폭염 속 심장질환을 예방하려면 물을 수시로 마셔야 한다. 이에 따라 물을 150~200㎖ 정도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한꺼번에 600㎖ 정도의 많은 수분을 섭취하면 위에서 흡수되는 양이 너무 많아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호흡이 제한되거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도 있다.

운동 후 덥다고 급히 찬물 샤워를 하면 확장됐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해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

불볕더위 속 건설 현장 ‘경고등’

폭염 속 건설업계 역시 현장 근로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이 절실하다. 장시간 야외에 노출되는 건설 현장의 특성상 온열질환으로 인한 중대재해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건설 현장의 폭염 대비 가이드라인으로 '물·바람·휴식'을 3대 기초 수칙으로 제시했다. 이에 건설업계는 폭염 관련 안내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알림 문자와 현장 스피커 등을 사용하고 있다.

폭염경보가 발령된 경우 시간당 10분, 폭염경보는 시간당 15분의 휴식시간을 제공하고 옥외작업을 중단한다. 물 제공을 위해 현장 곳곳 근로자들의 접근이 쉬운 장소에 식수와 식염정을 비치해 수시로 섭취가 가능하게 관리 중이다.

중앙안전대책본부는 이달부터 폭염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했다.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심각 단계는 전국 180개 특보 구역의 40% 이상인 72개 이상 지역에서 3일 연속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경우 발령된다. 전날 오후 5시부터는 중대본 비상근무도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폭염으로 인한 2단계 발동은 사상 최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폭염 속 무리한 작업이나 안전 수칙 미이행이 자칫 온열질환 발생으로 인한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어 현장 안전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라며 "정부에서 강조한 '물·바람·휴식'에 더해 그늘막과 쉼터 설치 등 다양한 초지를 마련하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폭염으로 올해 온열질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라 중대본은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사회 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 고령 농업인 등 폭염 3대 취약 분야 관리대책 ▲농축수산업 피해 예방대책 ▲도로·철도 등 기반 시설 관리대책 등 소관 분야별 폭염대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정명화는…

1958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해 경남 진주여자중학교,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 문과대 문헌정보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심리학 임상심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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