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소송가액이 불과 1분기 만에 7조 원을 돌파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社) 사업보고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기준 10대 건설사(대우건설 제외)의 피소사건 수는 총 1254건, 소송가액은 6조8185억5752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피소사건 수는 33건, 소송가액은 53.75%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구체적인 통계를 공개하지 않은 대우건설(업계 추정 7000억 원대)을 더하면 올해 1분기 10대 건설사의 소송가액은 7조5000억 원을 확실히 넘긴 것으로 보인다.
소송가액 7조 원 돌파의 '1등 공신'은 포스코건설이었다. 2019년 1분기 포스코건설의 피소사건 수와 소송가액은 각각 271건, 2조8129억 원으로 2018년 말 대비 피소사건 수는 6건 줄었지만, 소송가액은 무려 439.90% 증가했다. 이는 지난 3월 인천 송도국제도시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국계 회사 게일인터내셔널이 포스코건설의 합작계약서 위반 등을 이유로 싱가폴 국제상거래 중재 재판소에 20억 달러(약 2조3900억 원) 규모의 중재신청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 말과 지난 1분기 피소사건 수는 95건으로 동일했으나, 소송가액이 155.57%(908억3600만 원→2321억5000만 원)으로 늘어 소송가액 증감률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롯데건설(36.39%), 현대엔지니어링(13.77%) 등 순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만에 피소사건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업체는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1분기 피소사건 수 150건, 소송가액 7712억82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피소사건 수는 21건, 소송가액은 7.13% 늘어난 수치다.
삼성물산(全 사업부문)은 2018년 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소송가액 1조 원대를 유지했다. 이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의 지난 1분기 피소사건 수와 소송가액은 각각 246건, 1조69억5000만 원으로, 전년 말 대비 피소사건 수는 5건, 소송가액은 5.18%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의 피소사건 수와 소송가액은 각각 7건, 3.48% 감소했으며, GS건설과 SK건설은 피소사건 수는 늘었지만 소송가액은 각각 3.75%, 7.25% 떨어졌다.
대우건설의 경우 사업보고서나 분기보고서를 통해 피소사건 수와 소송가액에 대한 전체 통계를 공시하지 않고, 주요 피소사건과 소송가액(5678억9400만 원)만을 열거하고 있다. 다만, 기타충당부채가 지난해 말 1138억700만 원에서 올해 1분기 1413억5800만 원으로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 피소사건 수와 소송가액도 소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대우건설의 피소사건 수와 소송가액은 170여 건, 7000억 원대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피소사건이 많다는 건 하자, 입찰담합 등에 그만큼 많이 연루돼 있다는 걸 의미하는 방증이다. 도의적인 부분은 물론, 시공능력에도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며 "국내 주택시장이 하강국면에 들어섰고, 해외 수주경쟁력이 약화된 마당에 시장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각 건설사들이 개선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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