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은정 茶-say 아카데미 대표)
이 즈음에는 반가운 문자 하나가 도착한다.
많은 광고성 문자와 이런저런 소식을 알리는 문자들로 인해 무음으로 설정한 문자 도착 알림!
그러나 그 중 가끔은 반가운 문자도 있다. 차 박람회 초청 문자가 그것이다.
매년 6월이면 코엑스에서 차 박람회가 열린다.
차농들이 홍보를 위해 각자의 부스에서 한 해 동안 자신들이 정성껏 만든 차를 선보이는 자리다.
또한 차와 관련된 각종 다기들과 천연 염료로 만든 옷, 그리고 각양각색의 소품들로 구경할 요소들이 즐비하다. 매년 같은 전시지만 일반 백화점 쇼핑과는 확연히 다른 기다림과 설렘을 동반하는 차 박람회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7월로 한 차례 연기됐고, 그 또한 불투명한 상태다.
차인(茶人) 들에게는 일 년에 몇 번의 차 축제가 있다.
각 지방마다 또는 각 단체 별로 다양한 축제를 열어 차인들만의 파티를 즐긴다.
서울 코엑스와 대구·부산 등 각 도시를 대표하는 전시장에서 열리는 큰 행사도 있지만, 보성이나 하동같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차 축제를 비롯해 문경 찻사발 축제 같은 도자기 축제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 대표 몇 군데 차 문화 단체에서는 그들 단체만의 성격에 맞게 다양한 구성으로 축제를 열어 행사를 치러낸다.
아름다운 찻자리 세팅 등으로 차와 다식을 나누며 보는 이로 하여금 단아함에서 오는 편안함과 눈의 즐거움으로 방문자들의 발걸음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여기에 유아에서부터 청소년까지 다례시범 대회와 성년이 되는 해에 성년례 등을 열어 인성 교육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대회에 참여하는 어린이·청소년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평상시 부모들과 함께 차 생활로 예절과 인성을 함양시켜 왔을 것이다.
발전하는 현대생활의 자칫 개인주의적인 상막함 속에서 이러한 차 생활 예절은 안정된 정서로 인성 예절을 바르게 키워 나가는 좋은 교육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많은 축제들로 인해 차인들의 한 해는 지루할 틈이 없다.
가끔 이러한 행사 참관을 위해 우리나라 여러 지역을 찾아다니는 여행은 보통 여행과는 조금 색다른 차인들만의 쏠쏠한 재미와 설렘이 있다.
가는 곳마다 매 해 마주치는 얼굴들은 생소하거나 어색하지 않으며, 서로를 몰라도 같은 자리에 앉아 차 한 잔 나누면 친구가 되는 것이 차가 주는 매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행사에서는 많은 차를 시음하기 때문에 위생적인 면을 고려해 자신의 찻잔을 휴대하고 가기도 한다.
현재 코로나19로 복잡한 나라 안 사정이 이러한 자리를 허락하지 않지만, 올해 생산된 햇차의 향을 그리며 차에 깃들어있는 기다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다음 축제를 기다려 본다.
아울러 한 해 동안 정성껏 차 수확에 애쓴 차농들을 응원하며 고개 숙여 감사하는 맘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