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코인원, 법인 고객 모시기 채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주현 기자]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암호화폐) 법인 계좌를 점차적으로 허용하기로 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이에 대해 바쁘게 대비하고 있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거래소는 법인 고객 유입에 대해 각자 대책을 세우고 있다.
지난 13일 금융위원회 가상자산위원회가 제3차 회의를 개최해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추진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4월부터는 검찰·국세청·관세청 등 법집행기관, 대학교, 지정기부금 단체 등 비영리기관, 가상자산 거래소에 한해 현금화 목적의 가상자산 매도 거래가 허용된다. 법집행기관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계좌 발급이 허용되어 현재까지 약 202개의 계좌가 발급된 상태다.
올 하반기부터는 금융회사를 제외한 3500여개의 상장사 및 전문투자자의 가상자산 매매가 허용된다. 일반 법인에 대한 전면 계좌 허용은 외환·세법 등 관련 제도 정비 등과 연계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한 주체는 개인으로 한정된 반면 해외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법인의 시장 참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더블록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코인베이스 전체 거래량에서 리테일(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이다. 또한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캐나다 등 선진국은 모두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지난 2018년 1월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금융회사와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2021년 12월에 종료됐지만 정부 규제 기조, 자금세탁 우려 등과 맞물려 은행이 현재까지 법인에 실명계좌 발급을 거부해 법인이 가상자산 거래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제 국내에서도 법인의 가상자산 계좌 물꼬가 트인 만큼 거래소들은 법인 고객 유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비트는 실명 계좌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와 법인 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빗썸은 최근 법인 영업 담당자를 채용해 법인 고객 확보에 나섰다. 코인원은 제휴사인 카카오뱅크와 꾸준하게 미팅을 가지며 법인 계좌 설립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위원회 구성 이후 주요 이슈로 언급되어 온 부분이 예상보다 빠르게 결론을 도출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법인 계좌를 상대적으로 먼저 부여 받는 기관들의 준비가 중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좌우명 :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 더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